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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역 유일 자율학교로 운영되고 있는 세종고(교장 이종한)가 올해로 개교(1952년) 70주년을 맞이했다. 6·25전쟁 와중인 1952년 4월 17일 개교한 세종고는 올해 68회 졸업생까지 총 1만4718명을 배출하며 지역 ‘인재 양성의 요람’으로 지역 교육사에 굵은 족적을 남겼다. 세종고는 연세대와 고려대처럼 한 해 늦게 개교(1953년)한 밀성고와 함께 사학의 양대 산맥으로 건학이념에 충실하며 지역 교육발전에 중추적 역할을 하고 있다.
1994년 남녀공학으로 전환한 세종고는 2000년대 전후 일대 변화의 시대를 맞았다. 밀성고 교장을 역임하던 고 정수성 교장은 1998년 3월 이 학교 교장으로 부임하면서 차별화된 시설과 프로그램 운영으로 학풍을 쇄신, 지역 청소년들이 가장 가고 싶은 학교를 만들었다. 과거의 이미지 쇄신이 그랬다. 정 교장은 부임하자마자 학풍 쇄신에 올인 했다. 교훈을 ‘앞서 생각하고 바르게 실천하자’로 바꿨다. 인성교육 즉 바른 사람 만드는 교육에 충실했다. 미술을 전공한 그는 학생들 품행을 단정하게 하기 위해 교복도 직접 디자인했다. 특기, 적성교육 강화를 위한 ‘10인 10색 교육’을 통한 인성교육을 위해 맞춤시설이 필요했다. 그래서 정 교장은 2001년 6월 교육부 인맥을 동원, 일반학교 강당 건립비의 두배가 넘는 26여 억 원을 확보, 컴퓨터실, 과학실, 음악실 등 특화된 프로그램 운영 공간과 체육시설 등 한 건물에 들어서는, 당시로서는 획기적인 교실 40개 규모의 다목적 강당(세종관)을 건립하는 등 차별화 경영에 강한 의욕을 보였다. 세종고가 당시 마음과 행동, 습관 바꾸기 운동을 통해 지역사회 변화를 위해 전개한 ‘촛불운동’은 지역은 물론 열차, 부산, 경남에까지 확산되어 센세이션을 불러 일으켰다. 정 교장은 당시 이런 일련의 교육은 ‘21세기가 필요로 하는 색깔 있는 인간 육성’을 위한 것이라고 부연 설명했다. 세종고는 이후 박경문 교장, 현재 이종한 교장에 이르기까지 인재 육성의 요람으로 전통을 이어오고 있다. 세종고는 정부의 그린스마트학교 공모사업에 선정되어 사업비 100억 원을 확보, 대대적으로 교사(校舍) 리모델링에 들어간다. 세종고의 이런 변화와 명문고로의 전통계승에는 반세기가 넘은 전통을 가진 총동창회의 변함없는 모교 및 후배 사랑이 있었기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총동창회는 초대 손소석 회장, 2대 손영진 회장, 3대 김상덕 회장, 4~7대 신계식 회장 등 초창기 이들 1회 졸업생들이 80년대 초까지 이끌어 왔다. 그리고 1983년 신상식 전 국회의원의 동생인 신상두 창원지검장(5회)이 8·9대 회장을 맡으면서 분위기는 전국으로 확대 되는 계기가 마련됐다. 안경수 회장(10·11대), 김정수(12대)·이원도 회장(13대)에 이어 1997년 당시 민선초대 이상조 시장이 바톤을 이어 받으면서 총동창회는 또다른 황금기를 맞는다. 이 전 시장은 이어 14·15대 회장을 맡은 장익근 전 시의장과 6회 동기생으로 세종고는 동시대 시장과 시의장을 배출, 지역 정치사에 한 페이지를 썼다. 이어 18대 회장에는 박종흠 전 밀양부시장(14회), 19대와 20대에는 윤정갑 회장(19회)과 김광순 회장(17회)이 동창회를 이끌어 왔으나 후임자가 없어 활동이 침체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2013년 11월 우중에 삼문동 야외공연장에서 실시한 ‘세종고 개교 60주년 기념행사’는 세종인의 자부심 고취와 특히 총동창회 활성화에 새로운 기폭제가 됐다. 동문들은 이날 행사 추진위원장을 맡은 박현수 위원장(23회)의 강한 추진력, 리더십에 감동했다. 그래서 당연히 그에게로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그 시점에 재단 비리문제가 불거져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다. 세종의 위기가 닥친 것이다. 동문들은 박현수 동문에게 “위기의 모교를 구하자”라며 그에게 총동창회장 수락을 강력 요청하고 나섰다. 그리고 그는 동문들의 부름을 받고 2015년 5월 21대 회장에 취임 “세종의 위기를 기회로 승화시키겠다.”고 약속했다. 박 회장은 동문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박 회장은 이듬해 봄 부곡에서 재단, 모교 교직원, 동창회가 참석하는 한마음 워크숍을 개최, “모두가 힘모아 모교 살리기에 나서자”라고 호소하고 나서 동문들의 가슴을 요동치게 했다. 그리고 그는 보란 듯이 불도저처럼 밀어 붙였다. 취임 이듬해 6월에 모교 60년사 타임캡슐을 세종관 앞뜰에 묻어 훗날을 기약했다. 위기 때 그의 추진력은 빛이 나 동문들을 감동시켰다. 이사회 의결을 거친 후 불과 몇 달 만인 2016년 12월 ‘(재)밀양세종장학회’ 설립을 이끌어 냈다. 그리고 불과 넉 달 만에 ‘총동창회 회관’을 마련하는 등 활성화에 불을 지폈다. 그리고 2017년 동문들의 만장일치로 22대 회장에 취임한 그는 ‘총동창회 활성화 특별위원회’를 발족, 젊은 기수와 나이든 기수와의 자매결연 추진에 나서는 한편, 장학재단 1인1구좌 개설을 독려하는 등 동창회 활성화와 모교 지원에 발 벗고 나섰다. 동문들의 전폭적인 참여에 힘입은 세종장학회는 2016년부터 부산의 남천장학회와 함께 신학기 졸업생, 신입생, 재학생 등에게 매년 총 4천여만 원의 장학금을 지급한 후 올해까지 총 446명에게 2억여 원을 지급해 든든한 후원자 역할을 하고 있다. 동창회 차원의 연 장학금 지급 규모로는 지역 내 최고 액수다. 이런 모교와 특히 동문들의 의리와 우정으로 다져진 세종고는 올해 개교 70주년이란 또하나의 금자탑을 쌓았다. 세종고총동창회는 2일 모교 강당인 세종관에서 정기총회 및 개교 70주년 기념행사를 가졌다. 정기총회 개최는 코로나19로 2019년 이후 3년 만이다. 이날 뜻 깊은 행사에는 박현수 회장과 역대 회장, 박일호 시장, 이상조 전시장, 장익근 전 시의장, 이 학교 출신 이현우 시의원(55회), 이종한 세종고 교장과 교직원, 윤태석 전국밀양향우연합회장, 1~41회까지 동문 등 4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식전행사, 개교 7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 정기총회, 개교 70주년 기념식, 식후행사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정기총회에 앞서 세종관 앞뜰에서 참석 내빈들이 함께한 가운데 개교 70주년 기념 조형물 제막식이 있었다. ‘70’이란 모형의 대리석 기념 조형물 건립은 세종인으로 자부심, 긍지, 단합된 의지의 결과물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 조형물은 세종고 출신 윤중덕 세종고 교사가 직접 도안했다. 그런데 이 조형물 건립을 위한 기금 모금에는 공식 발표 1주일 만에 1회~67회까지 동문 270여 명이 참여, 총 5451만 원이 모아져 박현수 회장을 비롯 관계자들조차 놀랐다는 후문이다. 조형물 앞 오석에는 취지문이, 뒷면에는 학교 연혁, 그리고 아래 뒤와 양 옆에는 전 기증자의 이름이 새겨져 있다. 이런 가운데 이날 정기총회에서는 공로자와 3대 세종인 공로패 수여도 있었다. 이날 박일호 시장은 이에 고무된 듯 “세종고는 밀양을 끌어오고 키운 밀양의 상징”이라고 말하고 “앞으로 100년 대한민국 대통령을 배출해 달라”고 말해 큰 박수를 받았다. 이상조 전 시장은 “동문들 잘한다. 고맙다”며 “(박현수 회장 더러) 돈 쓸 줄 아는 회장”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박현수 회장은 “그동안 코로나19 악재 속에서도 활성화 특위 주축으로 재학생 희망 플라워데이, 전국 동문 스크린 골프대회, 기별족구대회, 기수별 합동체육대회 등을 개최하며 세종인 결속을 다지고 후배 영입에도 공을 들여왔다”며 “이제 미래 100년을 위해 전 구성원들이 서두르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간다면 새로운 미래 창조에 주도적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